백유경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일곱 명의 아들을 길렀는데 첫째 아들이 먼저 죽었다.
그는 아들이 죽은 것을 보고 그대로 집에 버려 둔 채 멀리 떠나려 하였다.
그러자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살고 죽는 길이 다른데 빨리 먼 곳에 보내어 장사지내는 것이 마땅하거늘 왜 집에 버려 둔 채 떠나려 하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만약 집에 그냥 내버려 두지 않고 꼭 장사지내야 한다면 마땅히 아들 하나를 또 죽여 두 머리를 메고 가는 것이 보다 운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곧 다른 아들 하나를 더 죽여 먼 숲에 두 아들을 장사지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매우 비방하며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괴상히 여겼다.
***
그것은 비유하면 마치 이렇다.
어떤 비구가 남몰래 계율을 범하고도 회개하기를 꺼려 잠자코 덮어 두고는 스스로는 청정하다고 하였다.
그때 어떤 사람이 그것을 알고 그에게 말하였다.
“집을 떠난 사람은 계율을 마치 진주를 보호하듯 하여 어그러짐이 없어야 하거늘 너는 왜 지금 계율을 범하고도 참회하지 않는가?”
그러자 그가 대답하였다.
“진실로 참회할 바에는 다시 한 번 더 범한 뒤에 참회하리라.”
그리하여 그는 계율을 깨뜨리면서 선하지 않은 짓을 많이 하고서야 비로소 남에게 알렸다.
그것은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한 아들이 죽으니 또 한 아들을 죽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