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

옛날 어떤 도적이 있었다.
그는 나라의 창고에서 물건을 훔쳐 멀리 도망갔다.
그러자 왕은 사방으로 병사를 파견하여 그를 잡아왔다.
왕은 그가 입은 옷의 출처를 물었다.
그가 말하였다. “이 옷은 우리 조부 때의 물건입니다.”
왕은 그 옷을 다시 입어 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옷은 본래부터 그가 입던 옷이 아니었기 때문에 입을 줄을 몰랐다.
손에 있을 것을 다리에 끼고 허리에 있을 것을 머리에 썼다.
왕은 그것을 보고 대신들을 모아 그 일을 밝히기 위해 그에게 말하였다.
“만일 그것이 너의 조부 때부터 내려온 옷이라면 마땅히 입을 줄 알아야 할 것인데 왜 위아래를 뒤바꾸는가. 입을 줄 모르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 옷은 도둑질한 물건이 틀림없다.”

***
이것을 비유한다면 이렇다.
왕은 부처님과 같고 보배창고는 법과 같다.
또한 어리석은 도적은 저 외도들처럼 부처님 법을 훔쳐 들고 그것이 자기들의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법을 펼 때에 위아래를 모르는 것처럼 법의 모양을 모른다.
그것은 마치 저 도적이 왕의 옷을 얻고도 그 입는 방법을 알지 못해 뒤바꾸어 입는 것과 같다.

성철스님

밥은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옷은 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면 됐고,
공부는 밤을 새워서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