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

옛날 얼굴도 잘 생기고 지혜로우며, 재물도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를 찬양하였다.
그때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그를 ‘내 형님’이라고 불렀다.
그 까닭은 그에게 있는 많은 재물을 필요할 때에 얻어 쓰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재물을 얻어 쓸 필요가 없게 되자 그는 ‘내 형이 아니라’라고 하였다.
이웃에 사는 사람이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재물이 필요할 땐 그를 형으로 삼더니 필요 없게 되자 다시 형이 아니라고 말하다니”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그의 재물을 얻기 위해 그를 형이라고 했지만 실제는 내 형이 아니기 때문에 얻어 쓸 재물이 필요 없게 되었을 때는 형이 아니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그를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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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외도들이 부처님의 좋은 말씀을 듣고는 가만히 훔쳐다 자기 것으로 삼아 쓰다가 옆의 사람이 그대로 수행하라고 하면,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나는 이양(利養)을 위하여 저 부처의 말을 끌어와 중생을 교화하지만 실제의 사실이 아닌데 어떻게 그대로 수행하겠는가.”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을 얻기 위하여 남을 내 형이라 하다가 재물을 얻을 필요가 없게 되자 다시 형이 아니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