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백유경

옛날 어떤 사람이 손님을 청하여 손님에게 소의 젖을 대접하려고 생각하였다.
‘내가 날마다 미리 소젖을 짜두면 소젖은 점점 많아져 둘 곳이 없을 것이다.
또한 맛도 변해서 못 먹게 될 것이다. 그러니 소젖을 소 뱃속에 그대로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한꺼번에 짜는 것이 훨씬 낫겠다.’
그리고는 곧 어미소와 새끼소를 따로 떼어 두었다.
한 달이 지난 후 손님을 초대하여 잔치를 베풀고 소를 끌고 와서 젖을 짜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 소의 젖은 어찌 된 일인지 말라 없어져 버렸다.
그러자 손님들은 성을 내거나 혹은 그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
어리석은 사람의 생각도 이와 같아서, ‘내게 재물이 많이 쌓인 뒤에 한꺼번에 보시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재물을 모으기도 전에 수재나 화재, 혹은 도적을 당하거나 혹은 갑자기 목숨을 마치는 때도 있다.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보시하지 못한다.
그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부모은중경

* 끝없는 자식사랑으로 애태우시는 은혜

깊고 무거운 부모님의 크신 은혜, 베푸신 큰 사랑 잠시도 그칠 새 없네.
앉으나 일어서나 마음을 놓치 않고 멀거나 가깝거나 항상 함께 하시네.
어머님 연세 백 세가 되어도 팔십된 자식을 항상 걱정하시네.
부모님의 이 사랑 언제 끊어지리이까, 이 목숨 다할 때가지 미치오리.

* 究竟憐愍恩 구경연민은

父母恩深重 恩憐無歇時 / 부모은심중 은련무헐시
起坐心相逐 遠近意常隨 / 기좌심상축 원근의상수
母年一百歲 常憂八十兒 / 모년일백세 상우팔십아
欲知恩愛斷 命盡始分離 / 욕지은애단 명진시분리